등산과 트레킹이 대중화되면서 SNS에 자주 등장하는 명산들은 주말마다 인파로 붐빕니다. 이런 북적이는 산보다 더 소중한 산행의 가치는 ‘조용한 자연 속 힐링’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SNS에는 거의 소개되지 않았지만 실제로는 풍경이 아름답고 난이도도 적당한 ‘조용한 트레킹 산’들을 소개합니다. 혼잡하지 않으면서도 걷는 즐거움이 있는 국내 숨은 명산을 찾는 분들께 이 글이 실질적인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SNS 노출 없는 진짜 ‘숨은 산’의 매력
사람들이 SNS에서 찾는 산은 보통 인증샷이 잘 나오는 포인트가 있는 곳입니다. 하지만 그런 장소는 결국 대중화되고, 조용함과는 멀어지게 됩니다. 반면 SNS 노출이 거의 없는 산들은 여전히 원래의 자연을 유지하고 있으며, ‘진짜 산행’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장소입니다.
대표적으로 충북 보은의 선병산은 전국적으로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풍광과 산세가 매우 뛰어납니다. 이 산은 속리산 국립공원 외곽에 있어 혼잡하지 않으며, 경사도도 완만해 가볍게 오르기에 좋습니다. 중간에 넓은 바위 전망대가 있어 조용히 앉아 풍경을 감상할 수 있고, 주변 마을에서 농촌 체험과 연계한 힐링 코스도 운영되고 있습니다.
또한 전남 곡성의 봉두산은 고도가 낮고, 능선 따라 걷는 코스가 자연 친화적으로 조성돼 있어 트레킹 초보자에게 알맞습니다. 산 전체가 소나무숲으로 덮여 있어 사계절 내내 공기가 맑고 상쾌하며, 무엇보다 사람이 거의 없어 조용히 사색하며 걷기 좋습니다. 등산로 중간에는 작은 정자나 쉼터도 있어 자연 속에서 명상이나 책을 읽기에도 좋습니다.
이처럼 SNS에서 많이 보이지 않는 산들은 대체로 관리가 잘 되지 않은 것이 아니라, 단지 홍보가 덜 되었을 뿐입니다. 되레 그 덕에 상업화되지 않아 더 맑고 깨끗한 자연을 보존하고 있으며, 트레킹 마니아들에게는 오히려 더 매력적인 산이 되고 있습니다.
조용한 산행을 위한 조건: 난이도, 접근성, 뷰
조용한 산을 선택할 때는 몇 가지 조건을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 첫째는 트레킹 난이도입니다. 너무 험하거나 고도가 높은 산은 대중성이 떨어지므로 사람도 없지만 부담도 큽니다. 반대로 난이도가 적당하고 풍경이 좋은 산은 진정한 의미의 ‘숨은 명소’가 될 수 있습니다.
경상북도 청송의 용전산은 그 대표적 사례입니다. 이 산은 지역 주민들이 주로 오가는 소박한 등산로가 있으며, 정상에 오르면 주왕산 일대의 풍경이 한눈에 펼쳐집니다. 용전산은 SNS에 거의 노출되지 않았지만, 실제로는 조용하고 전망 좋은 장소로 알려져 있습니다. 해발고도도 높지 않아 왕복 2~3시간 코스로 여유롭게 다녀올 수 있어 도심 생활에 지친 이들에게 추천할 만합니다.
접근성도 중요한 요소입니다. 너무 외딴 산은 조용하지만 교통이 불편해 오히려 시간과 체력이 더 소모될 수 있습니다. 이런 점에서 경기도 파주의 감악산 둘레길은 훌륭한 예입니다. 감악산은 정상 등반보다 둘레길이 더 유명한데, 특히 북쪽 코스는 사람들이 거의 찾지 않아 아주 조용한 트레킹을 즐길 수 있습니다. 수도권에 있으면서도 숲속을 걷는 기분은 마치 깊은 산골에 들어온 듯한 느낌을 줍니다.
마지막으로는 ‘뷰’입니다. 아무리 조용해도 볼거리가 없다면 흥미가 떨어집니다. 충남 공주의 계룡산 남쪽 능선길은 유명한 계룡산 코스에서 벗어난 외곽 루트로, 사람도 적고 전망대가 2~3개 있어 한적한 감상 포인트로 좋습니다. 일출과 일몰 시간대에 오르면 붉은 하늘과 능선 실루엣이 인상적이며, 사진보다 마음에 더 오래 남는 풍경을 선사합니다.
자연 그대로의 풍경을 간직한 무명산들
SNS에 안 나오는 산들은 공통적으로 자연 그대로의 풍경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데크나 인공시설이 적고, 상업시설도 없어 사람의 손길이 덜 닿은 원시적인 매력을 간직하고 있습니다.
강원도 평창의 백덕산 둘레길은 해발은 높지만 트레킹 코스는 완만하게 정비되어 있어 조용하고 안전하게 걸을 수 있는 산입니다. 특히 둘레길 2~3코스는 탐방객이 거의 없어, 새소리와 바람소리만 들리는 진정한 산행의 맛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이 지역은 휴대전화 신호도 약해 SNS 업로드는커녕 디지털 기기의 방해 없이 온전히 자연을 느낄 수 있습니다.
또한 경남 거창의 우두산 사자바위 코스는 유명 관광지는 아니지만, 멋진 암릉과 바위 능선이 펼쳐지는 트레킹 코스로 추천할 만합니다. 이곳은 날씨 좋은 날에도 등산객이 드물며, 사진보다 현장에서 직접 봐야 더 감탄할 수 있는 풍경을 자랑합니다. 사자바위 근처엔 쉼터가 있어 간단한 도시락이나 차를 즐기며 풍경을 감상하기 좋습니다.
마지막으로 전북 진안의 고덕산도 언급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 산은 마이산 근처에 있지만, 상대적으로 알려지지 않아 방문객이 적습니다. 고덕산은 숲이 깊고 조용하며, 등산로 중간마다 쉼터와 풍경 감상 포인트가 많습니다. 무엇보다 ‘인위적인 개발’이 거의 없는 자연스러운 길이 이어져 있어, 트레킹 본연의 즐거움을 찾는 이들에게 최적의 장소입니다.
SNS에 나오지 않는 산들 속에 진짜 힐링이 있습니다. 조용하고 붐비지 않는 트레킹을 원한다면, 오늘 소개한 선병산, 봉두산, 고덕산 같은 숨은 명소들이 제격입니다. 경치 좋고 길도 쉬우며, 무엇보다 ‘자연 그대로’를 간직한 이 산들은 진정한 산행의 의미를 되살려 줍니다. 다음 주말, 스마트폰은 잠시 내려두고 조용한 숲길에서 진짜 자연과 마주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