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만의 시간을 보내고 싶을 때, 조용하고 자연 속에 머무를 수 있는 섬만큼 좋은 곳도 없습니다. 북적이지 않고, 걸어서 섬을 천천히 둘러보며 나만의 페이스로 여행을 즐길 수 있는 혼행(혼자 여행) 섬을 소개합니다. 이번 글에서는 ‘조용한 섬’, ‘걷기 좋은 섬’, ‘혼자여행에 최적인 섬’을 중심으로 국내 3곳을 추천합니다. 고요하고 평화로운 여행을 찾는 당신을 위한 안내서가 되어드릴게요.
서울에서 가장 가까운 섬 속 쉼터, 무의도
무의도는 인천국제공항에서 차량으로 30분이면 도착할 수 있는 작은 섬으로, 육지와 연결된 다리를 통해 언제든 접근이 가능합니다. 바다와 숲이 어우러진 자연이 그대로 남아 있으며, 큰 번화가 없이 조용한 어촌 풍경을 간직하고 있어 혼자 여행을 원하는 이들에게 인기가 높습니다.
무의도에서 가장 추천하는 코스는 ‘무의바다누리길’입니다. 소무의도 트레킹 코스로 유명한 이 길은, 약 2시간 코스로 섬의 해안선을 따라 걷다 보면 맑은 바다와 해변, 숲길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며 마치 명상하는 듯한 느낌을 줍니다. 사람도 많지 않아 혼자 걷기에 부담이 없고, 바닷가에 앉아 멍하니 파도 소리를 듣거나, 벤치에 앉아 독서를 하기에도 완벽한 장소입니다.
무의도에는 작은 펜션이나 민박이 있으며, 당일치기로 다녀오기도 좋아 혼자 여행을 처음 시도하는 사람에게 안성맞춤입니다. 바지락칼국수와 해산물도 유명하니, 혼밥이 어색하지 않은 분위기 속에서 현지 음식을 맛보는 것도 또 하나의 즐거움입니다.
고요한 해풍과 억새의 섬, 청산도
전라남도 완도에서 배를 타고 약 50분이면 도착하는 청산도는 ‘슬로시티’로 지정될 만큼 조용하고 느린 여행을 즐기기에 최적화된 섬입니다. 이 섬은 드라마 '봄의 왈츠', 영화 '서편제'의 촬영지로도 유명하며, 혼자 여행하는 이들이 마음을 내려놓고 머물기 좋은 평화로운 분위기를 갖고 있습니다.
청산도는 ‘슬로길’이라는 이름의 걷기 코스가 잘 조성되어 있습니다. 총 11개의 코스가 있으며, 대부분 해안선을 따라 걷거나 마을을 지나는 길로 구성돼 있어 걷는 내내 청산도의 푸른 풍경과 따뜻한 마을 정취를 느낄 수 있습니다. 가을이 되면 억새밭이 드넓게 펼쳐져 있어, 사진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카메라를 꺼내게 됩니다.
혼자서 걷는 여행에 안성맞춤인 이곳은 상업적인 요소가 적고 조용한 민박집이나 게스트하우스가 많아, 복잡한 일정 없이 하루하루 여유롭게 보내기에 이상적입니다. 지역 주민들과 자연스럽게 마주치며 소박한 인사를 나누는 것도 이곳에서만 느낄 수 있는 특별한 경험입니다. 직접 잡은 생선으로 만든 저녁식사를 함께 나누는 ‘공동식사’ 게스트하우스도 일부 운영되고 있어, 혼행 중의 소소한 교류도 가능합니다.
걷기여행의 정수, 울릉도
경상북도 동해안에서 멀리 떨어진 섬, 울릉도는 혼자 여행하는 이들에게 있어 ‘고립의 낭만’을 느낄 수 있는 독보적인 장소입니다. 포항이나 묵호항에서 배를 타고 3시간 이상 걸리지만, 도착하는 순간 그 긴 여정을 잊게 만드는 아름다운 자연 풍경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울릉도는 섬 전체가 하나의 자연박물관처럼 독특한 지형과 생태계를 자랑하며, ‘섬 일주 도보 여행’이 가능할 만큼 길이 잘 조성되어 있습니다. 특히 울릉 일주도로는 2022년 완공되며 보행자 및 차량 모두 통행 가능하게 되었는데, 이 덕분에 걸어서 섬을 한 바퀴 도는 도전적인 코스를 즐길 수 있습니다.
혼자만의 속도로 조용히 걷다 보면, 울창한 나리분지 숲과 천부 해안절벽, 그리고 독도전망대까지 다채로운 자연을 만날 수 있으며, 중간중간 만나는 마을 사람들과의 짧은 대화는 여행의 피로를 씻겨줍니다. 울릉도의 숙박시설은 깨끗한 게스트하우스부터 민박까지 다양하게 마련돼 있어, 장기 체류도 무리 없이 가능합니다. 혼자만의 시간을 갖고 싶은 직장인, 창작을 위한 작가 지망생 등 많은 이들이 이곳에서 재충전의 시간을 갖습니다.
누구에게도 방해받지 않고, 나만의 호흡으로 걷고 머무는 여행을 찾는다면 섬만한 곳이 없습니다. 무의도의 가까움과 간편함, 청산도의 느림과 고요함, 울릉도의 장엄함과 깊이는 혼자 떠난다는 선택을 더욱 특별하게 만들어줍니다. 가을 바람이 불어오는 이 계절, 당신만의 섬으로 조용히 떠나보세요. 혼행은 혼자지만, 결코 외롭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