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는 바다와 해변만으로 기억되는 섬이 아닙니다. 섬 곳곳에는 오랜 시간 자연과 사람이 어우러져 살아온 시골풍경 마을들이 존재하며, 그 속에서 제주 고유의 정서와 삶의 흔적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관광객이 많이 몰리는 해안도로나 번화가가 아닌, 조용하고 정겨운 제주 시골마을 여행지 3곳을 소개합니다. 렌터카 없이도 접근 가능한 마을도 포함했으며, 진짜 제주를 경험하고 싶은 분들에게 추천드립니다.
조용한 돌담과 밭담의 미학, 조천 북촌마을
제주시 조천읍 북촌리는 제주시에서 약 30분 거리에 위치한 작은 마을입니다. 관광지로는 비교적 덜 알려졌지만, 제주도의 전통적인 밭담과 돌담 풍경이 잘 보존되어 있어 감성적인 산책 코스로 인기입니다.
이 마을은 오름과 바다 사이에 자리 잡고 있어 해풍을 맞으며 걷기에 좋고, 오래된 귤창고와 전통 가옥들이 조용한 시골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북촌마을에서는 **‘북촌 돌담길’**이 대표적인 명소로, 마을 주민들이 직접 관리하는 돌담길은 마치 시간 여행을 하는 듯한 느낌을 줍니다.
근처에는 조천항과 신촌포구가 있어 해산물 시장도 경험할 수 있고, 동네 곳곳에 있는 감귤 밭에서는 귤 따기 체험을 운영하는 경우도 있어 아이들과 함께 여행하는 가족들에게도 추천할 만한 장소입니다. 도보로 마을을 둘러보기 좋으며, 대중교통(버스)도 수시로 운행되어 접근성도 양호합니다.
억새와 바람, 그리고 하늘이 어우러지는 한경 저지리
제주 서쪽의 한경면에 위치한 저지리는 제주 시골 풍경의 진수를 느낄 수 있는 마을입니다. 이 마을은 넓게 펼쳐진 억새밭과 고즈넉한 밭길이 조화를 이루며, ‘제주도 시골’이라는 말의 정체성을 가장 잘 보여줍니다.
저지리는 특히 예술과 문화가 어우러진 마을로 유명합니다. 저지문화예술인마을은 제주에 정착한 예술가들이 모여 만든 공동체로, 마을 전체가 하나의 전시관처럼 꾸며져 있습니다. 골목 곳곳에 갤러리, 작업실, 공방이 있어 조용한 분위기 속에서도 문화적인 감성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이 마을은 관광지로 상업화되지 않아 조용하고 여유로운 분위기를 유지하고 있으며, 일몰 명소로도 알려져 있습니다. 특히 저지오름에서 바라보는 석양은 제주 서부의 너른 들판과 하늘이 어우러져 힐링 그 자체입니다. 차량이 있다면 더 쉽게 접근 가능하지만, 인근 버스 정류장에서 마을까지 도보 이동도 가능합니다.
제주 전통이 살아 숨 쉬는 표선 가시리
서귀포시 표선면에 위치한 가시리 마을은 제주 전통의 원형을 가장 잘 간직한 시골마을 중 하나입니다. 제주의 중산간 지역에 위치해 사계절 아름다운 자연을 품고 있으며, 봄철에는 유채꽃 도로로 유명한 곳이기도 합니다.
가시리는 예로부터 말 목장으로도 알려졌으며, 여전히 목초지와 말 방목지가 마을 주변에 많이 남아 있어 제주 고유의 풍경을 마주할 수 있습니다. 마을 중심에는 조용한 초가집 숙소, 작은 찻집, 로컬 식당들이 있으며, 바쁜 도심의 리듬과는 완전히 다른 속도로 하루가 흘러갑니다.
또한, 가시리는 제주 자전거길인 ‘제주환상자전거길 5구간’의 주요 경유지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자전거 여행자들에게도 인기가 높습니다. 마을을 지나는 자전거 도로는 교통량이 적고 평지여서 가족 단위 여행자에게도 적합하며, 인근 관광지인 백약이오름, 가시리 풍력단지 등과 함께 일정을 구성하면 만족도 높은 힐링 여행이 가능합니다.
제주의 시골풍경 마을은 우리가 흔히 떠올리는 바닷가나 번화한 카페 거리와는 전혀 다른 매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조천 북촌의 돌담길, 한경 저지리의 문화 감성, 표선 가시리의 자연과 전통. 이 세 마을은 조용하고 고즈넉한 제주 본연의 풍경을 간직하고 있으며, 바쁜 일상에 지친 마음을 위로해 줄 소중한 공간입니다. 이번 여행에서는 색다른 제주를 만나보세요. 진짜 제주의 시골이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