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도시만이 여행의 전부는 아닙니다. 진정한 유럽의 매력을 느끼고 싶다면 소도시로 향해보세요. 체코, 오스트리아, 슬로베니아의 잘 알려지지 않은 보석 같은 소도시들은 여유로움, 고풍스러움, 그리고 깊이 있는 문화를 선사합니다. 이번 글에서는 각국의 대표 소도시를 중심으로 여행 팁과 볼거리, 이동 방법 등을 함께 소개합니다.
체코의 숨은 보석, 체스키 크룸로프
체코의 대표 소도시 체스키 크룸로프는 프라하에서 기차로 약 3시간 거리에 위치한 중세 도시입니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이 도시는 고딕, 르네상스, 바로크 양식이 혼합된 건축물이 특징이며, 붉은 지붕과 비탈진 골목길이 만들어내는 풍경이 매우 인상적입니다.
체스키 크룸로프 성은 도시의 상징이자 중심입니다. 언덕 위에 위치한 이 성에서는 도시 전경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으며, 내부 박물관과 성탑 투어도 꼭 경험해볼 만합니다. 성 주변으로는 작은 갤러리, 수공예 상점, 그리고 현지 음식을 즐길 수 있는 레스토랑이 즐비해 있습니다.
도시 중심을 따라 흐르는 블타바 강에서는 여름철 카약이나 래프팅을 즐길 수 있어 색다른 체험도 가능합니다. 대중교통으로는 프라하에서 버스나 기차로 쉽게 접근할 수 있으며, 하루 또는 1박 2일 일정으로 충분히 여행할 수 있습니다.
현지에서는 영어 사용이 제한적일 수 있으니 기본 체코어 인사말 정도는 익혀가는 것이 좋습니다. 숙소는 게스트하우스나 B&B 위주로 이루어져 있어 중저가 여행에도 적합한 곳입니다.
오스트리아의 음악 도시, 잘츠카머구트
잘츠카머구트는 잘츠부르크 인근에 위치한 오스트리아의 대표적인 호수 지대이며, 할슈타트(Hallstatt)로 대표되는 아름다운 마을들이 분포해 있습니다. 잘츠부르크에서 버스나 기차로 약 1~2시간 거리로 접근이 용이하며, 특히 할슈타트는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호수 마을’로 손꼽힙니다.
할슈타트의 매력은 그 자체의 평화로움에 있습니다. 호수를 따라 이어진 목조 가옥들과 산악 지형이 어우러져 동화 속 풍경을 연상케 합니다. 전망대를 오르는 케이블카를 이용하면 호수와 마을 전경을 한눈에 담을 수 있으며, 소금광산 투어도 인기입니다. 이 소금광산은 유럽에서 가장 오래된 소금광산으로, 오스트리아의 역사를 간직한 장소입니다.
또한 잘츠카머구트 지역은 자전거 여행자들에게도 유명한 루트입니다. 호수를 따라 이어진 자전거 도로가 잘 정비되어 있어 봄~가을 사이 라이딩을 즐기기 좋습니다. 특히 가족 단위 여행자에게 추천되는 코스로, 숙소나 음식점 역시 매우 청결하고 서비스가 뛰어납니다.
주변 도시인 바트 이슐(Bad Ischl)과 장크트 길겐(St. Gilgen) 등도 당일치기로 둘러보기 좋으며, 전반적으로 물가가 비싸지 않고 자연과 문화를 함께 누릴 수 있는 이상적인 소도시 여행지입니다.
슬로베니아의 보석, 블레드
슬로베니아는 아직 많은 한국 여행자에게는 낯선 여행지지만, 유럽 여행 마니아 사이에서는 ‘은근한 강자’로 통합니다. 그 중심에는 바로 블레드(Bled)가 있습니다. 블레드는 류블랴나에서 차량으로 약 1시간 정도 소요되는 작은 호수 도시로, 블레드 호수와 호수 가운데 떠 있는 블레드 섬이 매우 유명합니다.
블레드 성은 호수를 내려다보는 절벽 위에 위치해 있으며, 중세 양식의 건축물과 박물관, 레스토랑 등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 성에서는 블레드 호수 전경과 줄리안 알프스를 배경으로 한 사진이 특히 인스타그램에서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호수 중앙의 작은 섬은 전통 나무보트인 '플레트나(Pletna)'를 타고 들어갈 수 있으며, 섬 안에는 작은 성당과 종탑이 있습니다. 이 종탑의 종을 세 번 울리면 소원이 이루어진다는 전설이 있어 많은 여행자들이 꼭 방문하는 명소입니다.
블레드는 작은 도시지만 자전거 도로나 산책로가 잘 갖추어져 있어 여유로운 여행을 즐길 수 있습니다. 현지에서는 블레드 크림케이크라는 디저트가 유명하며, 여행 중 꼭 맛보아야 할 간식입니다. 슬로베니아는 유로화를 사용하고 영어가 비교적 잘 통하는 나라라 자유여행에 특히 적합합니다.
유럽의 소도시는 단순히 ‘작다’는 이유만으로 과소평가되어서는 안 됩니다. 체코의 체스키 크룸로프, 오스트리아의 잘츠카머구트, 슬로베니아의 블레드는 각국의 문화와 자연, 그리고 삶의 여유를 고스란히 담고 있습니다. 대도시의 복잡함에서 벗어나 진짜 유럽을 경험하고 싶다면, 이 소도시들을 다음 여행지로 고려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