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안 고속도로는 서울에서 목포까지 남북을 잇는 대표적인 국토 간선축 중 하나로, 여행객들에게는 숨겨진 명소들이 가득한 로드트립 코스로도 잘 알려져 있습니다. 고속도로라고 해서 목적지만을 위한 길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입니다. 경유지마다 짧은 휴식과 함께 여행의 여운을 더해줄 수 있는 멋진 장소들이 숨어 있기 때문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서해안 고속도로를 따라 서울에서 목포로 향하는 여정 속, 중간 경유지 중 꼭 들러야 할 가볼만한 명소들을 소개합니다
서울 → 화성 구간: 도시와 자연이 만나는 힐링 포인트
서울을 출발해 첫 번째 경유지는 경기도 화성시입니다. 화성은 수도권과 가까우면서도 풍부한 역사와 자연경관을 자랑하는 도시입니다. 특히 서해안 고속도로의 비봉 IC와 발안 IC를 중심으로 한 주변 지역에는 주말 나들이나 드라이브 코스로 훌륭한 장소들이 많습니다.
먼저 추천할 곳은 융건릉입니다. 조선 제22대 정조와 그의 아버지 사도세자의 능으로, 숲이 우거진 고요한 길을 따라 걷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됩니다. 비 오는 날에는 더욱 고즈넉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으며, 역사 교육에도 도움이 되는 장소입니다. 입장료도 저렴하고 주차 공간이 넉넉해 부담 없이 들를 수 있는 경유지입니다.
또 하나는 제부도입니다. ‘모세의 기적’처럼 바닷길이 열릴 때만 들어갈 수 있는 섬으로 유명하죠. 하루에 두 번 열리는 이 길은 여행 일정에 맞춰 방문하면 특별한 경험이 됩니다. 섬 안에는 해안산책로, 전망대, 조형물들이 있어 인생샷 명소로도 인기입니다. 인근에 조개구이, 바지락 칼국수 같은 서해안 별미를 맛볼 수 있는 식당도 많아 한 끼 식사 장소로도 좋습니다.
서산·태안 구간: 해안 풍경과 문화의 조화
서해안 고속도로 중간 지점에 가까운 충남 서산과 태안은 특히 바다와 자연을 테마로 하는 여행객에게 인기 있는 구간입니다. 특히 서산 IC와 해미 IC를 중심으로 한 이 일대는 당일치기 여행지로도 각광받는 곳입니다.
먼저 소개할 장소는 해미읍성입니다. 조선시대 군사 요충지였던 이곳은 현재는 시민들의 산책로이자 역사 체험 공간으로 탈바꿈했습니다. 전통한옥 건물, 성곽을 따라 걷는 산책로, 마을 축제 등이 자주 열리는 장소입니다. 특히 봄과 가을에는 각종 문화 행사가 열려 운전 중 들르는 ‘문화 쉼터’로서 제격입니다.
또 하나의 명소는 태안의 안면도 꽃지해변입니다. 안면도 IC에서 빠져나와 약 30분 정도만 달리면 도착할 수 있는 이 해변은 일몰 명소로 유명합니다. 특히 바다 한가운데 솟아있는 ‘할미할아비 바위’는 인생샷 포인트로 알려져 있으며, 황금빛 석양과 어우러진 해변 풍경은 감탄을 자아냅니다. 근처에는 오토캠핑장과 리조트, 카페들도 많아 당일뿐 아니라 1박 여행지로도 추천됩니다.
서산 간월암도 빠질 수 없습니다. 밀물과 썰물에 따라 섬이 되기도 하고 길이 드러나기도 하는 독특한 지형 덕분에 전국 사진작가들이 애용하는 포토스팟입니다. 고즈넉한 사찰 분위기와 함께 갯벌의 풍경을 바라보며 조용한 사색의 시간을 가지기에 최적입니다.
군산·목포 구간: 근대역사와 항구의 정취
여정을 남하하면 전북 군산과 전남 목포가 마지막 여행의 하이라이트가 됩니다. 서해안 고속도로의 마지막 구간이자, 항구 도시 특유의 정취가 살아 숨 쉬는 이들 도시에는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명소들이 즐비합니다.
군산에서는 근대역사박물관 거리를 먼저 추천합니다. 군산항을 따라 조성된 이 거리에는 일제강점기의 건축물, 박물관, 예술 전시공간들이 함께 자리하고 있어 도보여행에 적합합니다. 특히 ‘히로쓰 가옥’, ‘동국사’, ‘군산근대미술관’ 등은 사진 찍기 좋은 장소이자, 역사적 의미도 큰 장소들입니다. 군산 명물 이성당 단팥빵도 이 구역 안에 있으니 함께 들러보세요.
또한 새만금방조제를 통해 바다 위를 달리는 드라이브 코스를 경험할 수 있습니다. 방조제 위를 달리며 탁 트인 바다를 보는 것만으로도 여행의 피로가 풀리는 느낌입니다. 중간중간 조성된 휴게소와 전망대에서 잠시 멈추고 사진도 찍어보세요.
목포에 도착하면 목포 근대역사관, 유달산, 목포해상케이블카를 추천합니다. 유달산 정상에서 내려다보는 항구 전경은 잊지 못할 장면을 선사하며, 케이블카는 섬과 바다를 동시에 즐길 수 있는 체험형 여행으로 인기입니다. 목포 명물인 홍어삼합이나 세발낙지, 낙지비빔밥도 반드시 맛보아야 할 별미입니다.
서울에서 목포까지 이어지는 서해안 고속도로는 단순한 이동의 수단이 아닌, 경로 자체가 훌륭한 여행 코스입니다. 화성의 제부도와 융건릉, 서산·태안의 해미읍성과 꽃지해변, 군산과 목포의 항구 감성까지. 잠시 차를 멈추고 둘러보면 도로 위에서도 깊이 있는 여행이 가능합니다. 다음 여행은 서해안 고속도로를 따라 목적지보다 ‘과정’을 즐겨보세요. 그 길 위에서 예상치 못한 감동을 만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