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선한 가을바람이 불어오는 10월, 전국 곳곳이 형형색색 가을꽃으로 물든다. 그중에서도 국화는 가을 정원의 주인공이라 할 수 있다. 창원, 진해, 순천은 각각의 특색 있는 정원과 국화축제를 통해 여행자들에게 깊은 계절감을 선사한다. 이번 글에서는 국화꽃이 절정을 이루는 10월~11월, 남도의 대표적인 국화 명소 세 곳을 소개한다.
창원 용지호수공원 – 도심 속 가을 꽃정원의 향연
경남 창원시 의창구에 위치한 용지호수공원은 창원 시민들의 대표적인 쉼터이자, 가을철이면 국화꽃 정원으로 탈바꿈하는 계절 명소다. 이곳은 매년 10월 말부터 11월 초까지 **‘창원 가을 국화축제’**가 열리며, 전국에서 국화 애호가들과 가족 단위 관광객들이 찾아온다.
용지호수 주변을 따라 국화 조형물이 설치되고, 분수대와 연못 주변에 대형 국화탑, 동물 모형, 국화터널 등이 조성된다. 이 축제의 가장 큰 특징은 창원 시민들과 지역 예술가들이 함께 만들어가는 국화 예술 작품이라는 점이다. 다양한 색과 형태의 국화가 테마별로 배치되어 마치 한 폭의 정원화처럼 꾸며진다.
특히 국화 조형물과 야간 조명이 어우러지는 저녁 시간대의 풍경은 감성 사진을 남기기에 제격이다. 연못과 국화꽃이 반사되는 야경은 도심 속에서 만나는 자연의 낭만이라 할 수 있다. 공원은 평지로 구성되어 있어 어린이나 노약자도 무리 없이 관람이 가능하며, 산책로와 쉼터도 잘 마련되어 있다.
인근에는 창원NC파크, 창원시립미술관, 상남시장 등과 연계한 도심 여행 코스로도 적합하다. 입장료 없이 무료로 즐길 수 있으며, 축제 기간 중에는 푸드트럭, 플리마켓, 거리공연 등 다양한 즐길 거리도 제공된다.
진해 내수면 환경생태공원 – 자연과 예술이 어우러진 국화 정원
군항제의 도시로 널리 알려진 진해는 봄 벚꽃뿐 아니라 가을 국화꽃 명소로도 유명하다. 그 중심에 있는 곳이 바로 내수면 환경생태공원이다. 이곳은 진해구청이 주관하는 **‘진해 군항 국화축제’**의 주요 개최지로, 아름다운 자연과 국화 전시가 조화를 이루는 공간이다.
공원은 천변을 따라 조성된 생태 산책로를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매년 가을이면 수만 송이 국화가 구간별로 테마 정원 형태로 배치된다. 바닥에 심어진 포트 국화부터, 나무처럼 키운 국화분재, 그리고 각종 동물 조형물, 인물상, 캐릭터 장식 등이 다채롭게 연출되어 아이부터 어르신까지 모두에게 즐거움을 준다.
내수면 환경생태공원의 국화 전시는 단순한 꽃의 나열이 아니라, 스토리와 테마를 가진 정원식 전시라는 점이 특징이다. 국화 작품 중간에는 진해의 역사, 해군 문화, 지역 정체성을 반영한 디자인이 포함되어 있어 관람 자체가 하나의 전시회를 보는 듯한 느낌을 준다.
산책로를 따라 걷다 보면 곳곳에 포토존과 벤치가 마련되어 있어, 사진 촬영과 휴식을 병행할 수 있다. 축제 기간에는 야간 조명이 더해져 로맨틱한 분위기를 연출하며, 지역 예술 공연과 체험부스도 함께 운영되어 관광 만족도를 높인다. 진해루, 여좌천, 제황산공원 등 다른 명소와 연계한 코스로도 안성맞춤이다.
순천만 국가정원 – 대한민국 정원의 국화 품격
전라남도 순천시에 위치한 순천만 국가정원은 국내 최대 규모의 정원 테마파크이자, 가을 국화 전시의 정수라 불리는 명소다. 특히 매년 가을 열리는 **‘순천만국가정원 가을 국화축제’**는 전국에서 가장 많은 관광객이 찾는 국화 이벤트 중 하나다.
순천만 국가정원 내 중앙 광장을 비롯한 주요 정원 구간에는 대형 국화 구조물, 국화 분재, 수직 정원, 국화 터널 등 수십만 송이 국화가 전시된다. 순천의 상징인 두루미, 갈대, 순천만 습지 등을 형상화한 국화 조형물도 눈길을 끈다. 세계 각국의 정원 테마가 모여 있는 만큼, 국화도 세계적으로 다양한 품종과 전시 스타일로 구성되어 있다.
특히 10월 중순부터 11월 초까지는 단풍과 국화가 동시에 피어나, 형형색색의 정원 풍경이 최고조에 달한다. 순천만정원의 특징은 단지 꽃을 보는 데 그치지 않고, 정원 전체가 살아 있는 예술 공간처럼 구성되어 있다는 점이다. 넓은 공간이지만 동선이 잘 설계되어 있어 천천히 걷다 보면 하루가 금세 지나간다.
정원 내에는 관람차, 카페, 체험관, 미술 전시관 등 부대시설도 다양하며, 순천만 습지와 스카이큐브(모노레일)와의 연계 관광도 가능하다. 국화축제 시즌에는 문화 공연과 정원 해설 투어도 진행되어 학습적인 가치도 높다. 입장료는 성인 기준 유료이나, 그만큼 콘텐츠 밀도와 만족도가 높다.
가을은 계절 중 가장 깊이 있는 아름다움을 간직한 시기입니다. 그 중심에는 은은하고 단정한 향기와 함께 피어나는 국화꽃이 있습니다. 창원의 도심 속 정원, 진해의 문화와 예술이 어우러진 국화 테마공원, 순천의 정원 예술이 빛나는 국가정원까지. 남도의 국화 명소는 여행 그 자체로 힐링이 됩니다.
이번 가을, 사진 한 장보다 더 오래 기억될 국화꽃 속을 걷는 여행, 떠나보는 건 어떨까요?